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 발을 디디며 개인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큰 도약이라고 말했던 것 처럼, 박사 과정은 본인 연구 분야에서 개개인들의 한 걸음씩을 모아서 인류 문명이 발전해 나가는 그 과정 속으로 참여하는 것 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과정은 많은 노력과 인내와 더불어 때로는 시련을 수반합니다. 본 글에서는 그와 관련된 중요한 저의 학생 지도와 관련된 원칙을 표명하고자 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석사를 하고 ETRI에 6년 정도 근무를 하다가 남들이 박사를 마칠 나이에 늦깍이로 미국에서 박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부끄럽게도 나이에 맞지 않게 미숙한 면이 많았고 당시에는 몰랐지만 여러모로 무리한 결정이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미국에 있으면서 한 가지 확실한 소득이라고 여기는 것은 연구에 대한 자세와 마음가짐을 다시 배울 수 있었다는 점 입니다. 유학 과정 중에 여러 뛰어나신 교수/연구자들을 알게 되고 그 들의 연구에 대한 헌신적인 모습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연구가 삶의 전부일 정도로 헌신적인 분들도 많으며 인류 문명 발전에 기여하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명확한 목표의 원칙: 대한민국은 윗 세대의 노력으로 선진국의 초입에 다다른 국가로써 궁극적으로는 다른 선진국들과 함께 인류의 미래에 대한 공헌을 하는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다행히 최근에 많은 좋은 성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인류에 대한 공헌을 하고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세상 누구도 우리를 그렇게 여기지 않습니다.
협업의 원칙: 저희 연구실에서는 가능하면 공동 작업과 서로 간의 협업을 통하여 이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대학원생들이 협업을 하면 좋은 연구 하나를 완성하기 위한 워크 로드를 분산할 수 있고, 서로 간의 실수도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 연구실은 가능하면 단독 연구보다는 최소 2명 정도가 참여하는 공동 연구를 많이 권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혼자하고 싶고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여도 무방합니다.
초반기의 상세 지도의 원칙: 박사 초반에는 많은 경험과 지식이 없기 때문에, 저희 연구실에서는 연구 방향에 대해서 제가 많은 부분을 상세하게 지도를 하는 분위기 입니다. 하지만 이는 학생들이 성장을 하고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독립 연구 형태로 발전을 하게 될 것 입니다. 따라서 보통 첫 연구는 상세하게 지도하지만 다음 연구부터는 계속 자율성을 높이면서 지도하는 방향을 취하고 있습니다.
기본 소양의 원칙: 그렇다고 모든 것을 처음부터 교육 시키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닙니다. 어떤 경우에는 본 연구에는 참여도 못 하고 이러한 기본 소양 만을 학습하다가 적지 않은 대학원 시기를 보내게 됩니다. 따라서 다음의 말이 의미하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이해하지 못 한다면 해당 하는 기본 소양을 먼저 익히고 연구실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리눅스에서 파이썬으로 텐서플로나 파이토치를 이용해서 CNN, LSTM 등의 기본적인 딥러닝 모델을 프로그래밍 할 줄 알며, 서버에서 다양한 하이퍼파라미터에 대한 학습을 자동화하는 쉘 스크립트를 작성할 줄 알며, 이 때 GPU 개수 만큼의 프로세스를 동시에 nohup을 활용하여 로그아웃 하여도 죽지 않고 계속 실행되게 하며, 대량으로 생성된 학습 결과를 쉘 프로그래밍 언어나 임의의 언어로 후처리하여 각종 시각화 라이브러리로 다량의 그림과 테이블들을 최소한의 수작업으로 생성할 수 있다."
상호 필요성의 원칙: 저희 연구실에 몸 담는 학생들을 위해서 제가 해야 하는 의무는 저의 연구 능력과 효율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 입니다. 제가 학생들을 제대로 지도하지 못할 정도로 연구에서 멀어지면 더 이상 학생들도 저희 연구실에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반대로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본인의 능력을 증진하기 위해서 항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상호 필요성은 지도교수와 학생 간에 동등한 수준이라기 보다는 지도교수가 더 노력을 하고 이끌어나가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학생들도 최소한 본인의 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야 함은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양성의 원칙: 저희 연구실은 가능하면 구성원의 백그라운드를 다양하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다양한 이민자들의 힘이 국가 발전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보다 한국은 문화적 동질성이 큰 국가여서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 맞는지 불확실하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교육이나 경험의 차이에 의한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의 차이가 존재 한다고 생각 됩니다. 따라서 다양한 학생들이 섞일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치열한 시대: 최근의 연구 시류는 인류 역사상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야 말로 학문의 춘추천국시대와 다극화 시대가 도래해서 무한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국내에서의 경쟁이 글로벌 수준에 비하면 한 두 단계 낮은 상황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글로벌 경쟁을 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참여하는 학생들도 본인들의 마음 가짐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공지능 관련 탑티어 논문의 저자들은 대부분이 미국 등지에서 연구하는 중국, 인도 등의 학생들이나 연구원들로써, 많은 한국 학생들에게는 겪어보지 않은 미지의 적과 조우해서 싸우는 격입니다.
타전공생을 위한 조언: CS 전공생의 경우 학부 때부터 프로그래밍을하고 새로운 기계학습 모델이나 알고리듬을 만들어 내는게 쉽지 않은 과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다른 전공에서 인공지능 분야로 전환을 하게 되면 때로는 사소한 것에도 많은 혼란을 겪게 됩니다. 특히 타전공으로 대학원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원래 전공 분야에서 해왔던 관습이나 상식이 인공지능분야에서는 통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남들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특히 제가 경험 했던 인문대, 이과대, 경영대 등의 경우 열심히 한다는 것의 인식 수준이 AI 분야 보다는 한 두 단계 아래인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이는 아직 다른 분야의 경우 AI 만큼 인류 역사상 가장 치열하지 않기 때문 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마다 피치 못할 사정도 있고, 최소한 인간성을 상실하지 않으며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일어나야 할 것 입니다. 개인, 가정 및 사회의 영속성을 위해서 균형을 이루되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출처 : 연세대 박노성 교수 연구실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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