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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만화

[후기] 턴에이 건담 - 지브리풍 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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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에이 건담을 다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딱 하나였다.
“이거 왜 이렇게 심심하지?”

보는 내내 뭔가 자극적인 전개나 크게 터지는 장면이 나오길 기대했는데, 끝까지 그런 느낌은 거의 없었다. 대신 전반적으로 잔잔하게 흘러가고, 보고 나서도 “재밌다!”보다는 “조용하다”라는 감상이 더 먼저 남는다.

 

전투는 생각보다 적고, 갈등도 크게 폭발하지 않는다. 그 대신 빨래하고, 농사짓고, 마을에서 살아가는 일상적인 장면들이 반복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솔직히 좀 당황했다.
“이게 건담 맞나?” 싶은 느낌.

그 와중에 그림체도 한몫 한다. 전체적으로 둥글고 부드러운 느낌이라, 약간 지브리 애니를 보는 듯한 분위기가 난다. 캐릭터도 날카롭기보다는 순하고 생활감 있는 쪽이라, 더더욱 전투물이라는 느낌이 약해진다.

이런 요소들이 합쳐지니까, 보는 동안에는 계속
“이거 좀 심심한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다 보고 나니까 또 묘하게 느낌이 남는다.
강한 인상이나 자극적인 장면은 없는데, 전체적인 분위기나 메시지는 은근히 기억에 남는다. 전쟁을 멋있게 보여주기보다는, 오히려 일상 속에서 어떻게 사람들 삶이 흔들리는지를 보여주는 쪽에 가까웠다.

그래서 턴에이는 ‘재미로 밀어붙이는 작품’이라기보다는, ‘분위기와 메시지를 천천히 쌓는 작품’에 가깝다.

이걸 음식으로 비유하면 진짜 평양냉면 같다.
처음 먹으면 “이게 왜 맛있지?” 싶은데, 먹다 보면 묘하게 계속 생각나는 그 느낌.

턴에이 건담도 비슷하다.
보는 동안에는 심심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다 보고 나면 잔잔하게 남는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작품은 호불호가 강하게 갈릴 수밖에 없다.
빠르고 자극적인 전개를 기대하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고, 반대로 이런 잔잔한 분위기를 좋아하면 높게 평가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엄청 재밌었다기보다는,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는 이해되는 작품”이었다.

한 줄로 정리하면: 심심하게 보이는데, 묘하게 계속 생각나는 평양냉면 같은 건담.

이렇게 나의 건담 정주행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