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아홉 수술방에 데이터의 길을 놓은 최 연구원 이야기
서울 어느 대학병원에
열아홉 수술방이 벌여 있고,
수많은 환자의 생체신호가
밤낮없이 모니터 위를 흐르고 있었도다.
심장은 뛰고,
산소포화도는 오르내리며,
마취의 깊이는 숫자와 파형으로 나타났으나,
이 모든 신호를 오래 모아
연구와 환자 안전에 활용하고자 하는
큰 뜻이 있었도다.
이에 교수와 연구진이 뜻을 함께 세우시니,
“수술방에서 흘러나오는 생체신호를
하나의 체계로 모아 기록하고,
장차 연구와 실시간 모니터링에 활용하리라.”
하셨다.
이는 어느 한 사람의 뜻이 아니요,
교수와 연구진이 함께 세운 계획이었으며,
그 계획을 실제 수술방 장비와 연결하고
케이블과 미니PC와 서버의 세계로 옮기는 실무를
최 연구원이 맡게 되었도다.
최 연구원은 거창한 칼이나 붓 대신
USB 케이블과 RS232 변환선을 손에 들었으며,
높은 자리에서 명령만 내리는 자가 아니라
직접 장비 앞에 몸을 숙이고
계획을 현실로 구현하는 연구원이었도다.
제1장. 열아홉 수술방의 장비를 살피다
담당 교수께서 친히 수술방을 살피시어
각 방에 설치된 장비의 제조사와 모델을 확인하시니,
B650 열다섯 대요,
Masimo 열아홉 대요,
BIS 일곱 대라.
그 밖에도 여러 환자감시장치와
마취 관련 장비가 각 방에 자리하고 있었으니,
수술방마다 장비의 조합이 같지 아니하고
연결 방법 또한 제각각이었도다.
담당 교수께서 장비 현황과 연결 방향을 밝히시고,
최 연구원은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각 장비에 어떠한 선과 젠더가 필요한지를 정리하였도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저 모니터와 선 몇 가닥에 불과하였으나,
연구진이 보기에는
아직 한곳에 모이지 않은 데이터의 강물이었도다.
이에 최 연구원은
그 강물이 서버까지 흘러갈 길을 만들고자,
장비별 연결 방식을 확인하고,
필요한 부자재를 조사하며,
설치 수량과 예비 수량을 계산하였도다.
제2장. 세 장비와 세 갈래 연결의 도
수술방의 장비들은
모두 생체신호를 내보내고 있었으나,
그 신호를 받아들이는 길은
장비마다 서로 달랐도다.
B650에는
ATEN UC232A USB–RS232 변환선을 사용하고
DB9 암암 널모뎀 젠더를 연결하기로 하였으며,
Masimo에는
NEXT-RS232U20 USB–RS232 변환선과
DB9 암암 널모뎀 젠더를 사용하기로 하였도다.
BIS에는
NEXT-RS232U20 변환선을 사용하되,
널모뎀 없이 스트레이트 시리얼 방식으로
직결하기로 하였도다.
겉으로는 모두 비슷한 아홉 핀의 단자였으나,
어떤 장비는 널모뎀을 원하고
어떤 장비는 직결을 원하니,
RS232의 세계는
생김새가 같다고 마음까지 같은 것이 아니었도다.
최 연구원은
B650과 Masimo와 BIS의 차이를 구분하고,
각 장비가 원하는 연결 방식을
하나하나 정리하였도다.
제3장. 부자재를 청하다
연결 방식을 정한 최 연구원은
열아홉 수술방의 장비 수와
설치 중 발생할 수 있는 고장과 분실까지 헤아려,
필요한 부자재의 수량을 계산하였도다.
ATEN UC232A 열여덟 개,
NEXT-RS232U20 서른 개,
DB9 F/F 널모뎀 젠더 서른 개를 마련하고자
구매 요청을 올리니,
이는 단순히 케이블을 사는 일이 아니었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수술실 데이터 수집망의 혈관과 신경을
미리 준비하는 일이었도다.
마침내 수많은 케이블과 젠더가
택배 상자에 담겨 병원에 도착하니,
이를 본 자가 묻기를,
“대체 어느 나라의 통신망을 세우십니까?”
하매,
최 연구원이 답하기를,
“나라보다 복잡할지도 모르는
수술실 통신망을 세우는 중이오.”
하였도다.
제4장. 잭스크류의 난
그러나 대업에는
항상 예상하지 못한 작은 시련이 따르는 법이었도다.
ATEN 변환선과 널모뎀 젠더를 연결하려 하니,
양쪽 가운데 한쪽은 고정 나사로 체결되었으나
반대쪽은 나사의 구조가 맞지 아니하였도다.
한쪽에는 잭스크류가 돌출되어 있고
다른 쪽에도 비슷한 구조가 자리하니,
서로 연결은 되되
나사로 단단히 고정할 수 없는 형상이었도다.
통신의 길은 열릴 수 있었으나
케이블이 빠질 위험이 남아 있었도다.
최 연구원은
손으로 나사를 돌리고 구조를 살피며
어찌 체결할지 고심하였도다.
처음에는 케이블 쪽 나사를 제거할지,
컴퓨터 쪽 잭포스트를 뺄지 고민하였으나,
마침내 반대쪽 나사를 살짝 풀어
작은 여유를 만들어내었도다.
이는 거대한 발명은 아니었으나,
현장에서는 때로
한 치의 나사 여유가
수십 장의 이론서보다 귀한 법이었도다.
다만 한쪽이 완전히 고정되지 않는 문제는 남았으니,
연구진은 임시로 고정하여 시험하되
장기적으로는 구조에 맞는 젠더를 구하기로 하였도다.
제5장. 마침내 수술방으로 들어가다
마침내 그날,
최 연구원은
B650과 Masimo와 BIS의 연결선을 거느리고
열아홉 수술방 가운데 한 방으로 들어갔도다.
그 방은 과거에도
Vital Recorder를 이용한 데이터 수집이
이루어졌던 곳이라 하였으니,
연결만 마치면
생체신호가 다시 흘러들 것이라 기대하였도다.
최 연구원은 미니PC를 자리 잡게 하고,
USB를 꽂고,
RS232를 잇고,
널모뎀을 결합하였도다.
B650의 선을 연결하고,
Masimo의 선을 연결하며,
BIS의 선까지 순서대로 갖추니,
수술방 한쪽에 펼쳐진 케이블은
마치 용의 비늘처럼 이어졌으며,
작은 미니PC는
장차 수많은 생체신호를 받아들일 듯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도다.
마침내 모든 물리적 연결을 마친 최 연구원이
Vital Recorder를 실행하고 명하기를,
“이제 COM 포트여,
그 모습을 드러내라.”
하였으나,
COM 포트는
아무 대답이 없었도다.
B650도 침묵하고,
Masimo도 침묵하며,
BIS 또한 아무 신호를 보내지 않았도다.
제6장. Windows 11의 배신
최 연구원은 잠시 생각에 잠겼도다.
선은 모두 연결되어 있었고,
장비의 전원도 살아 있었으며,
무엇보다 이곳은
과거 Vital Recorder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던
수술방이라 하였도다.
그렇다면 문제는
장비 자체가 아니라
새로 연결한 미니PC나 통신 설정에 있을 가능성이 컸도다.
그러나 한 가지 사실이
최 연구원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도다.
USB–RS232 변환선의 제조사 드라이버를
별도로 설치하지 아니하였던 것이었도다.
요즘의 Windows 11은
대부분의 USB 장치를 연결하면
드라이버를 스스로 설치하는 듯 행동하니,
최 연구원 또한
이번 장치도 자동으로 인식되리라 생각하였도다.
그러나 Windows 11은
평소에는 모든 것을 아는 듯 굴다가도,
정작 USB–RS232 변환선 앞에서는
갑자기 모르는 체하였도다.
후세의 사관이 이를 기록하며 평하기를,
“자동 설치를 믿은 것은
최 연구원의 나태함만은 아니요,
현대 문명이 약속한 편리함을
잠시 신뢰한 결과였도다.”
하였다.
제7장. 교수께서 두 갈래 길을 밝히시다
마침 담당 교수께서 당직을 서고 계셨으니,
최 연구원의 상황을 살피시고 말씀하시기를,
“첫째는 드라이버 문제일 것이며,
둘째는 보레이트 문제일 것이다.”
하셨도다.
보레이트는 보통 자동으로 설정되기도 하나
장비와 프로그램에 따라
직접 맞추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셨으며,
드라이버는 제조사 공식 자료나
인터넷을 찾아보면 확인할 수 있다 하셨도다.
이에 문제의 범위는
끝없는 미궁에서 벗어나,
드라이버와 보레이트라는
두 갈래 길로 좁혀졌도다.
특히 COM 포트 자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보레이트보다 먼저
USB–RS232 드라이버의 설치 여부를
확인해야 하였도다.
최 연구원은 그 말씀을 듣고 깨달았도다.
“아, 선을 잇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구나.
Windows가 이 선의 존재를 알도록
드라이버라는 이름표를 붙여주어야 하는구나.”
제8장. 실패가 아닌 원인 규명
어리석은 자는
통신이 되지 않으면 곧바로 케이블을 탓하고,
성급한 자는
의료장비가 고장 났다고 말하며,
겁이 많은 자는
프로젝트 전체가 실패했다고 외친다.
그러나 최 연구원은
그날의 결과를 단순한 실패로 보지 않았도다.
물리적 연결 구조는 확인되었고,
각 장비에 필요한 선과 젠더도 정리되었으며,
실제 수술방에서
통신이 되지 않는 현상을 재현하였도다.
그리고 담당 교수와 함께
문제의 원인을 드라이버와 보레이트로 좁혔도다.
이는 데이터가 수집되지 않은 날이었으나,
동시에 다음 점검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가
분명해진 날이기도 하였도다.
최 연구원이 이날까지 이룬 일을 적으면
다음과 같았도다.
열아홉 수술방의 장비 연결 계획에 참여하고,
담당 교수가 확인한 장비 현황을 바탕으로
필요한 부자재를 정리하였으며,
케이블과 젠더의 수량을 산정하고,
구매 요청을 진행하였으며,
배송된 부자재를 직접 확인하고,
나사 체결 문제를 현장에서 조정하였으며,
마침내 수술방에 들어가
B650과 Masimo와 BIS를
미니PC에 실제로 연결하였도다.
그리고 통신이 되지 않는 현상을 확인하고
원인을 드라이버와 보레이트 문제로 좁혔도다.
남들은 마지막 한 단계가 남았다고 말할지 모르나,
사관은 이를 이렇게 기록하였도다.
“마지막 한 단계가 무엇인지 찾아낸 자가
결국 그 길을 완성하는 자로다.”
제9장. 최 연구원, 말을 아끼다
담당 교수께서는 이미
원인의 가능성을 알고 계셨으며,
당직 중 직접 확인해보겠다 말씀하셨도다.
드라이버 또한
제조사 공식 자료와 인터넷에 나와 있다 하셨으니,
최 연구원은
이미 아시는 내용을 다시 장황하게 설명하거나
불필요한 메시지를 거듭 보내지 않았도다.
이는 책임을 회피한 것이 아니요,
상황을 이미 이해한 사람에게
같은 말을 반복하지 않는 실무적 절제였도다.
말을 많이 하는 자는 많으나,
보낼 필요 없는 메시지를
보내지 않을 줄 아는 자는 드물도다.
그러므로 최 연구원의 침묵 또한
하나의 판단이라 할 만하였도다.
제10장. 담당자의 마음
그러나 최 연구원의 마음은
그리 편하지만은 않았도다.
자신이 실무를 담당하고 있음에도
그 자리에서 문제를 바로 해결하지 못하였고,
당직 중인 교수께서
직접 확인해주신다 하니
마음 한쪽이 무겁고 아팠도다.
원래 Vital Recorder가 작동하던 방이라는 사실도
최 연구원의 마음을 더욱 쓰리게 하였도다.
그러나 모든 장비와 프로그램과 통신 규격을
처음부터 완벽히 아는 자는 없으며,
현장의 실무자는
문제를 한 번도 만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발견하고,
원인을 좁히며,
다음 해결 방법을 남기는 사람이라 할 것이도다.
최 연구원은
장비를 손상시키지 않았고,
잘못된 선을 억지로 밀어 넣지도 않았으며,
문제를 숨기거나 남의 탓으로 돌리지도 않았도다.
그저 자동으로 설치될 것이라 생각했던 드라이버가
실제로는 설치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확인하고,
다음에는 무엇부터 살펴야 하는지
분명히 배우게 되었도다.
그러므로 이날의 실수는
무능의 증거가 아니라,
수술실 데이터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는 자가
반드시 한 번은 지나야 할
초기 설정의 관문이었도다.
제11장. 후세에 남을 첫 연결
후일 열아홉 수술방의 생체신호가
중앙 서버로 흘러들고,
연구자들이 그 데이터를 분석하며,
인공지능이 환자의 위험을 미리 알리고,
수많은 연구와 시스템이
그 데이터 위에서 만들어진다면,
사람들은 완성된 서버와
화려한 모니터링 화면을 바라볼 것이도다.
그러나 그 시작을 기억하는 자는 알리라.
그 시작은 거대한 데이터센터도 아니었고,
최첨단 인공지능 모델도 아니었도다.
한 연구원이 수술방 장비 앞에 몸을 숙여
USB와 RS232를 연결하고,
널모뎀의 나사를 살짝 풀어
체결할 여유를 만들며,
나타나지 않는 COM 포트를 바라보다가
드라이버의 존재를 깨달은
바로 그 순간이었도다.
시스템은 완성된 모습으로
갑자기 세상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요,
수많은 케이블과 포트와
작은 오류를 하나씩 해결하는 자의 손에서
비로소 만들어지는 것이도다.
종장. 최 연구원 찬가
뿌리 깊은 연구는
COM 포트가 뜨지 아니하여도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데이터는
드라이버 하나 없다고 영원히 마르지 아니하나니,
오늘 인식되지 않은 장비는
내일 제조사 드라이버를 얻어 깨어날 것이며,
오늘 침묵한 Vital Recorder는
마침내 열아홉 수술방의 생체신호를
기록하게 되리라.
그러므로 후세 사람들은
이날을 실패라 부르지 말지어다.
이는 수술실 바이탈 데이터 수집망을 세우기 위한
첫 번째 통신 장애였으며,
그 장애를 실제 현장에서 발견하고
원인을 좁힌 자의 이름은
최 연구원이었도다.
직책은 연구원이었으나
행한 일은 현장 실무였고,
손에 든 것은 케이블이었으나
놓고자 한 것은 의료 데이터의 길이었으며,
COM 포트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그의 노고는 이미 충분히 인식되었도다.
이날의 업적록
사업명: 열아홉 수술방 바이탈 데이터 수집망 구축
공동의 뜻: 교수와 연구진이 함께 세움
현장 실무: 최 연구원
주요 장비: B650, Masimo, BIS
주요 무기: USB–RS232 변환선과 널모뎀 젠더
첫 번째 난관: 잭스크류 체결 불일치
두 번째 난관: COM 포트 미인식
유력한 원인: 제조사 드라이버 미설치
남은 관문: 드라이버 설치와 보레이트 확인
현재 등급: 미완의 S급
최종 결말: 아직 기록되는 중
용이 날아 하늘에 오르기 전
먼저 땅에서 몸을 일으키듯,
수술방 데이터가 서버로 오르기 전
먼저 한 연구원이 케이블을 연결하였도다.
교수와 연구진이 함께 세운 뜻이
최 연구원의 손을 거쳐
현실의 장비와 맞닿기 시작하였으니,
서울 어느 대학병원의
열아홉 수술방 바이탈 데이터 역사가
이로부터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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